第四章
易이 與天地準이라 故로 能彌綸天地之道하나니
(역이 여천지준이라 고로 능미륜천지지도하나니)
仰以觀於天文하고 俯以察於地理라 是故로 知幽明之故하며
(앙이관어천문하고 부이찰어지리라 시고로 지유명지고하며)
역은 천지를 그대로 본받은(본뜬) 것이다<乾卦․坤卦, 上卦․下卦>. 그런 까닭에 [역은] 천지의 [변화와 만물생성의] 모든 도리(道理)를 능히 하나도 빠짐없이 드러낸다.
[역의 이치는] 우러러서는(위로는) 하늘의 법칙을 통관(通觀)하고<乾卦,坎卦>, 굽어서는(아래로는) 땅의 이치를 통찰(通察)한다<坤卦, 離卦>. 그러므로 [역의 이치를 아는 자는 천지자연의] 깊어서 보이지 않는 그윽한 세계와 밝게 드러나 잘 보이는 세계의 연고(그러한 까닭)를 안다.
原始反終이라 故로 知死生之說하며
(원시반종이라 고로 지사생지설하며)
精氣爲物이요 游魂爲變이라 是故로 知鬼神之情狀하니라
(정기위물이요 유혼위변이라 시고로 지귀신지정상하니라)
[역의 이치는] 사물의 시원(始原)을 밝게 드러내고<震下連> [그 밝게 드러냄이 사물의] 종국(終局)에까지 이른다<艮上連>. 그러므로 [역의 이치를 아는 자는 사람과 만물의 죽음과 삶의 실상(實相)을 바르게 안다. 그래서] 삶과 죽음에 대하여 말하는 여러 주장들의 옳고 그름을 바르게 분별한다. [그러므로 요설(妖說)에 현혹되지 않는다.]
[성형(成形)하는 땅의 음기(陰氣)인] 정기(精氣)가 물체(物體-사물의 몸, 형체)가 되고<巽下斷>, [성상(成象)하는 하늘의 양기(陽氣)인] 유혼(游魂)은 [그 물체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생명의 주체가 되어서 지어내는] 변화가 되는 것이니, 혼(魂)이 [그 몸에서] 흩어져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 곧 죽는 것이 된다<兌上絶>. 그러므로 [역의 이치를 아는 자는 소위 말하는, 땅으로 돌아간 땅의 생명인 귀(鬼)와 하늘로 흩어져 날아올라간 하늘의 생명인 신(神) 즉] 귀신(鬼神)의 정리(情理)와 상황(狀況)을 바르게 안다.
與天地相似라 故로 不違하나니
(여천지상사라 고로 불위하나니)
知周乎萬物而道濟天下라 故로 不過하며
(지주호만물이도제천하라 고로 불과하며)
旁行而不流하야 樂天知命이라 故로 不憂하며
(방행이불류하야 낙천지명이라 고로 불우하며)
安土하야 敦乎仁이라 故로 能愛하니라
(안토하야 돈호인이라 고로 능애하니라)
[역은] 천지와 서로 똑같다<乾卦, 坤卦>. 그러므로 [역의 이치는 천지의 질서와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다.
[역의] 지혜는 만물을 모두 포괄(包括)하고<坎爲月, 坎爲水, 水爲智>, [역의] 도리(道理)는 천하를 구제한다<離爲日, 離爲君, 君爲治>. 그러므로 [역의 도리를 따르는 자는 천하 만물을 어느 것 하나 소홀히] 간과(看過)하지 않는다.
[역의 이치는] 두루 통행되지만 어느 한 쪽으로 휩쓸려 흐르지 않는다<兌爲澤, 兌爲和>. 또, 하늘의 뜻에 그대로 순응(順應)하니 하늘의 명(命)을 안다<巽爲天命>. 그러므로 [역의 도리를 따르는 자는] 근심하지 않는다.
[역의 이치는 그 도리를 따르는 자로 하여금] 대지에 편안히 자리 잡아<艮爲土, 艮爲止> 어짊을 두텁게 하도록 만든다<震者東方生物之卦 其德爲仁也>. 그러므로 [역의 도리를 따르는 자는] 능히 만물을 아끼고 소중히 한다.
範圍天地之化而不過하며 曲成萬物而不遺하며
(범위천지지화이불과하며 곡성만물이불유하며)
通乎晝夜之道而知라 故로 神无方而易无體하니라
(통호주야지도이지라 고로 신무방이역무체하니라)
[역은] 천지의 조화를 체계적으로 엮어낸 이법(理法)인 것이니 [천지간에서 일어나는 어느 하나의 변화도] 간과하지 않으며(천지간의 어떤 변화도 역의 울타리를 지나쳐 벗어날 수 없고),
[천지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천하만물의 생성변화(生成變化)의 전체 과정을 세밀히 얽어낸 이법(理法)인 것이니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한 사물(事物)의 생성변화도] 빠뜨리지 않는다(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사물의 생성변화도 역의 그물을 빠져나갈 수 없다).
또 [역은] 낮과 밤의 이치와 상통(相通)하니 [역의 이치를 알면] 천지와 만물이 생장염장(生長斂藏)하는 우주변화의 법칙에 대해 명백히 안다.
그러한 까닭에 천지조화의 주재자이신 神(上帝님)은 특정 방위(方位), 특정 시점(時點)에서가 아닌 천지의 상하(上下) 동서남북(東西南北) 모든 곳에서 언제나 만물의 생성변화를 주재(主宰)하시니, [상제님이 다스리시는 우주변화의 법칙을 밝힌] 역은 특정 사물만의 이치가 아니라 천지와 만물을 모두 포괄하는 법칙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