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一章

天尊地卑하니 乾坤定矣요

(천존지비하니 건곤정의요)

卑高以陳하니 貴賤位矣요

(비고이진하니 귀천위의요)

動靜有常하니 剛柔斷矣라

(동정유상하니 강유단의라)

하늘은 위에 있고 땅은 아래에 있어 [만유를 감싸 안고 만사(萬事)를 지어내니 생성(生成)의 원원한 바탕이다. 그러므로 변화의 근본으로 하늘을 상징한] 건(건괘)과 [땅을 상징한] 곤(곤괘)이 정해졌다.

[괘가] 낮은 곳으로 부터 높은 곳으로 [6획으로] 벌여지니 귀한 자리와 천한 자리가 생겨났다.

움직임과 멈춤에는 변치 않는 법칙이 있으니 [이 법칙이 작용하여] 굳센 것(陽畫, 陽卦, 1,3,5획)과, 부드러운 것(陰畫, 陰卦, 2,4,6획)으로 구분되었다.


方以類聚하고 物以羣分하니 吉凶生矣요

(방이유취하고 물이군분하니 길흉생의요)

在天成象하고 在地成形하니 變化見矣라

(재천성상하고 재지성형하니 변화현의라)

[내면의] 변화의 방향성은 본성이 같은 것끼리 모여 하나로 뭉치고, [외형의] 천지만물은 속성이 같은 것끼리 무리지어 분화해 간다. 그러므로 길흉이 생겨나게 된다.

하늘은 변화의 상(象)을 지어내고, 땅은 변화를 완수해 형(形)을 완성한다. 그러므로 [하늘과 땅의 작용 속에] 변화의 전체가 드러나게 된다.


是故로 剛柔相摩하며 八卦相盪하야

(시고로 강유상마하며 팔괘상탕하야)

鼔之以雷霆하며 潤之以風雨하며

(고지이뇌정하며 윤지이풍우하며)

日月運行하며 一寒一暑하야

(일월운행하며 일한일서하야)

乾道成男하고 坤道成女하니

(건도성남하고 곤도성녀하니)

이런 까닭에 굳센 것(陽)과 부드러운 것(陰)이 서로 뒤섞여 교감하며, 8괘가 서로 이끌고 도와 변화를 이루어 가니 [그 팔괘 가운데]

천둥(震)과 번개(離)로써 천지를 고동쳐 만물을 생장케 하고, 바람(巽)과 비(坎)로써 만물을 윤택하게 하며 

일월(離坎)은 서로 번갈아 작용하여 한 번은 추워졌다가 한 번은 더워졌다가(艮과 兌의 덕성)를 반복하니 [하루와 일 년 사계절을 이루어 낸다.]

건도는 [장남(長男), 중남(中男), 소남(少男)의] 남성의 괘를 이루고, 곤도는 [장녀(長女), 중녀(中女), 소녀(少女)의] 여성의 괘를 이룬다.


乾知大始요 坤作成物이라

(건지대시요 곤작성물이라)

乾以易知요 坤以簡能이니

(건이이지요 곤이간능이니)

건은 만물변화의 위대한 시작을 주관하고, 곤은 만물의 완성을 이루어 낸다.

건은 평이(平易)함으로써 [그 위대한 시작을] 주관하는 것이고, 곤은 간결함으로써 [그 만물의 완성을] 잘 이루는 것이다.


易則易知요 簡則易從이요

(이즉이지요 간즉이종이요)

易知則有親이요 易從則有功이요

(이지즉유친이요 이종즉유공이요)

有親則可久요 有功則可大요

(유친즉가구요 유공즉가대요)

可久則賢人之德이요 可大則賢人之業이니

(가구즉현인지덕이요 가대즉현인지업이니)

평이하다는 것은 알기 쉽다는 것이고, 간결하다는 것은 따르기 쉽다는 것이니

알기 쉬우면 친밀해 지기 쉽고, 따르기 쉬우면 공적을 이루기 쉽고

친밀해지고 나면 그 친밀함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고, 공적을 이루면 그 공적의 외연을 확대해 갈 수 있으니

[천지가 영원한 것처럼] 친밀함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어진이의 덕성이요, [천지가 만물을 모두 포용하는 것처럼] 공적의 외연을 확대해 갈 수 있는 것은 어진이의 업적이다.


易簡而天下之理가 得矣니

(이간이천하지리가 득의니)

天下之理가 得而成位乎其中矣니라

(천하지리가 득이성위호기중의니라)

평이하고 간결하기 때문에 천지의 모든 이치를 얻게 되는 것이니

천지의 이치를 얻게 되면 천지 가운데서 마땅한 바의 바른 자리에 머물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