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十一章
子曰 夫易은 何爲者也요
(자왈 부역은 하위자야요)
夫易은 開物成務하며 冒天下之道하나니 如斯而已者也라
(부역은 개물성무하며 모천하지도하나니 여사이이자야라)
是故로 聖人이 以通天下之志하며 以定天下之業하며
(시고로 성인이 이통천하지지하며 이정천하지업하며)
以斷天下之疑하나니라
(이단천하지의하나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역(易)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
대저 역은 [천지가] 만물(萬物)의 세계를 열고 [만물을 생장염장(生長斂藏)하는 천지 본연(本然-所當然 所能然)의] 일을 완성하는 이치를 밝힌 것이며, 세계를 포괄(包括)하여 통섭(統攝)하는 천지의 이치(天地之理)이니 이것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성인이 역(易)으로써 세상 사람들의 생각에 통달하고, 세상의 모든 일을 [도의(道義)에 합당하게] 정하고, 세상의 의문을 판단해 해결한다.
是故로 蓍之德은 圓而神이요
(시고로 시지덕은 원이신이요)
卦之德은 方以知요 六爻之義는 易以貢이니
(괘지덕은 방이지요 육효지의는 역이공이니)
聖人이 以此로 洗心하야 退藏於密하며 吉凶에 與民同患하야
(성인이 이차로 세심하야 퇴장어밀하며 길흉에 여민동환하야)
神以知來하고 知以藏往하나니
(신이지래하고 지이장왕하나니)
其孰能與於此哉리오 古之聰明叡知神武而不殺者夫인저
(기숙능여어차재리오 고지총명예지신무이불살자부인저)
是以明於天之道而察於民之故하야 是興神物하야 以前民用하니
(시이명어천지도이찰어민지고하야 시흥신물하야 이전민용하니)
聖人이 以此로 齋戒하야 以神明其德夫인저
(성인이 이차로 재계하야 이신명기덕부인저)
그러므로 시초(蓍草)의 덕(德)은 모든 사물(事物)에 관통(貫通)하고 감응(感應)하여 사물의 상(象-기미, 징조)을 밝게 드러냄으로써 신(神)의 묘용(妙用)을 표출함에 있고, 괘의 덕(德)은 구체적이고 적확(的確)함으로써 바르게 알게 함에 있고, 육효(六爻)의 원리는 변하는 것으로써 길흉(吉凶)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성인이 이것으로써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물러나 역(易)의 심오한 이치 속에 고요히 잠기며, 길흉(吉凶)을 백성들과 더불어 함께 근심한다. 시초의 신묘함으로써 앞으로 올 것을 알고, 괘의 방정(方正)한 지혜로써 지난 일을 [상황에 합당하게 선불선(善不善) 정사(正邪)를 판정(判定)하여] 축장(蓄藏)한다. 그 누가 능히 이럴 수 있겠는가! [오직] 총명함과 예지를 갖추고 신절(神絶)한 무용(武勇)을 겸전(兼全)하였으되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않은 옛적의 성인들뿐이로구나!
그러므로 성인은 하늘의 도에 밝고 백성들의 사정(事情)과 정황(情況)을 자세히 아니, 이에 신령한 물건을 만들어 백성들 앞에 내어놓아 일용(日用)할 수 있도록 한다.
성인은 이것으로써 마음을 바르게 하고 스스로 조심하고 신중하기를 한결같이 하며 신묘(神妙)로써 천지(天地)와 역(易)의 덕을 밝히는구나!
是故로 闔戶謂之坤이요 闢戶謂之乾이요
(시고로 합호위지곤이요 벽호위지건이요)
一闔一闢謂之變이요 往來不窮謂之通이요
(일합일벽위지변이요 왕래불궁위지통이요)
見乃謂之象이요 形乃謂之器요 制而用之謂之法이요
(견내위지상이요 형내위지기요 제이용지위지법이요)
利用出入하야 民咸用之를 謂之神이라
(이용출입하야 민함용지를 위지신이라)
그러므로 문을 닫는 것(收斂·凝聚·終結)을 곤(坤)이라 하고, 문을 여는 것(生養·發散·始作)을 건(乾)이라 한다. 열렸다가는 닫히고 닫혔다가는 열리고 하는 것을 변(變)이라 하고, 그것이 항상 왔다 갔다 하면서 다함없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을 통(通)이라 한다. [변통(變通)의 과정에서 먼저] 드러나는 것을 상(象)이라 하고, 상(象)이 완전하게 형화(形化)된 것을 기(器)라 하고, 알맞게 마름질하여 쓰는 것을 법(法)이라 하고, 밖에 나가서나 안에 들어와서나 언제 어디서나 이롭게 사용하며 백성들 모두가 늘상 이용(利用)하는 [그러나 늘상 쓰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것을 신(神)이라 한다.
是故로 易有太極하니 是生兩儀하고
(시고로 역유태극하니 시생양의하고)
兩儀生四象하고 四象生八卦하니
(양의생사상하고 사상생팔괘하니)
八卦定吉凶하고 吉凶生大業하나니라
(팔괘정길흉하고 길흉생대업하나니라)
그러므로 역(易)에는 [생성변화(生成變化)의 원초자(原初者)며 궁극자(窮極者)로써의 실재(實在)인] 태극(太極)이 있으니, 이 태극(太極)이 음양(陰陽)이라는 양의(兩儀)로 저절로 변생(變生)하고, 음양(陰陽)은 사상(四象-太陰, 少陽, 少陰, 太陽:木火金水)으로 저절로 변생(變生)하고, 사상(四象)은 팔괘(八卦)로 저절로 변생(變生)하나니, 팔괘(八卦)로 변화된 경계에서 비로소 [현실세계와 현상변화가 갖추어 지나니 여기에서 '방이류취(方以類聚) 물이군분(物以羣分)'하는] 길흉(吉凶)의 구분을 정할 수 있게 되며 길함과 흉함의 구분이 정하여져야 [천지와 인간이 마땅히 이루어야 할] 대업(大業)을 마침내 달성한다.
是故로 法象이 莫大乎天地하고 變通이 莫大乎四時하고
(시고로 법상이 막대호천지하고 변통이 막대호사시하고)
縣象著明이 莫大乎日月하고 崇高이 莫大乎富貴하고
현상저명이 막대호일월하고 숭고이 막대호부귀하고)
備物致用하며 立成器하야 以爲天下利는 莫大乎聖人하니라
(비물치영하며 입성기하야 이위천하리는 막대호성인하니라)
探賾索隱하며 鉤深致遠하야 以定天下之吉凶하니
(탐색색은하며 구심치원하야 이정천하지길흉하니)
成天下亹亹者는 莫大乎蓍龜하니라
(성천하미미자는 막대호시귀하니라)
그러므로 ['역유태극(易有太極)'의] 상(象)을 드러냄이 천지(天地)보다 더 큰 것이 없고, [태극이 일음일양(一陰一陽)함으로써 스스로] 변화를 행(行)하고 [그 변화가 영원무궁하여 고왕금래(古往今來)에] 변화의 법칙이 한가지로 통(通)함은 사시(四時)의 변화보다 더 큰 것이 없고, [태극의] 상(象)이 세상 만인(萬人)이 모두 뚜렷이 알 수 있도록 밝게 드러나 있는 것은 일월(日月)의 운행(運行)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천지와 인간이 마땅히 이루어야 할 대업(大業)의] 숭고(崇高)함은 천지의 ['만물을 풍요롭게 내고 모두 여물게 하여 결실하는'] 부(富)와 인간의 ['만물 중 가장 존엄한 생명으로써, 천지를 대행하여 천지와 만물의 이상(理想)을 실현함으로써 천지간의 가장 존귀(尊貴)한 자리(位)에 서는] 귀(貴)보다 더 큰 것이 없다.
문명의 이기(利器)들을 내어 백성들이 그 편리한 쓰임을 다하게 하고 천지의 이상(理想)을 시의(時宜)에 합당하게 인간세계에 문명(文明)으로써 실현하여 천하 만 백성을 이롭게 하는 것은 성인(聖人)의 공덕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
오묘하고 그윽한 것을 탐구(探究)하며 은미하게 감추어진 것을 색출(索出)하고, 깊이 있는 것을 끌어 올려 살피고 아주 먼 데까지 내다보아 천하의 길흉(吉凶)을 판정(判定)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이 마땅히 힘써 이루어야 할 바를 알게 해주는 것은 시귀(蓍龜-蓍草와 龜甲)의 신묘(神妙)함보다 더 큰 것이 없다.
是故로 天生神物이어늘 聖人則之하며
(시고로 천생신물이어늘 성인칙지하며)
天地變化어늘 聖人效之하며
(천지변화어늘 성인효지하며)
天垂象하야 見吉凶이어늘 聖人象之하며
(천수상하야 현길흉이어늘 성인상지하며)
河出圖하고 洛出書어늘 聖人則之하니
(하출도하고 낙출서어늘 성인칙지하니)
이러한 까닭에 하늘이 시귀(蓍龜)의 신물(神物)을 내려 주셨으니 성인이 이것을 법칙화하여 쓰셨고,
천지가 [항상(恒常)한 법칙으로] 변화하시니 성인이 이것을 본받아 인간의 상덕(常德)을 정하셨으며,
하늘이 상(象)을 드리워 길흉을 나타내 보여 주시니 성인이 이것을 본받아 [64괘 384효의] 상(象)을 정하셨고,
하수(河水)에서 [용마(龍馬)의 등에 그려진] 그림이 나오고 낙수(洛水)에서 [신구(神龜)의 등에 새겨진] 글이 나오니 성인이 이것을 법칙화하여 쓰셨다.
易有四象은 所以示也
(역유사상은 소이시야요)
繫辭焉은 所以告也요
(계사언은 소이고야요)
定之以吉凶은 所以斷也라
(정지이길흉은 소이단야라)
역(易)에 사상(四象)이 있음은 보여주기 위한 것이요,
괘(卦)와 효(爻)에 글귀를 붙인 것은 알려주기 위한 것이요,
길흉(吉凶)을 판정(判定)해 놓은 것은 의심을 끊어주기 위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