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를 생각하지 않고서 다자를 생각할 수 없다...
1의 연구는 마음을 이끌어 현실에 대한 시각으로 바꾸어주는 것 중 하나이다.
-플라톤
인디언이 하는 모든 일은 하나의 원 속에 있다.
세상의 힘은 항상 원으로 작용하고, 모든 것은 둥글어지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블랙 엘크 Black Elk;1863-1950
□우리를 끌어당기는 원
원을 발견하고 음미하는 것을 통해 우리는 어린 시절에 우주의 전체성과 통일성과 신의 질서를 얼핏 엿본다. 원에는 세계의(그리고 우리 자신의)깊은 완전성과 통일성, 뛰어난 디자인, 전체성, 그리고 신성한 자연이 투영돼 있다.
고대의 수학적 철학자들에게 원은 1이라는 수를 상징했다. 그들은 원이 그 다음에 잇따르는 모든 모양의 원천, 즉 모든 기하학적 패턴이 발달해 나오는 자궁이라고 믿었다. 원으로 표현되는 원리를 그리스어로 '모나드(Monad)'라고 하는데, 그 어원은 '안전하다'는 뜻의 menein과 '단일성(oneness)'이라는 뜻의 monas이다. 그리스 어의 문자숫자 체계에서 monas의 문자들을 모두 더하면 361이 된다. 이 체계에서는 1의 차이는 허용되기 때문에, '단일성'을 나타내는 단어의 수 값은 360이 되는데, 원 둘레의 각도가 360˚이므로 이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
옛 사람들은 1을 하나의 '수'로 간주하지 않고, 모든 수의 부모로 간주했다. 그들은 1은 모든 것에 존재하지만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수에 1을 곱하면 항상 그 자신의 수가 된다(3x1=3). 어떤 수를 1로 나눌 때에도 똑같은 관계가 성립한다(5÷ 1=5). 1은 마주치는 모든 것의 속성을 그대로 보존시킨다. '1'은 각각의 형태 속에서 흔들지도 움직이지도 않고 다른 것과 섞이지도 않은 채 모든 것을 떠받치면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모나드는 우주의 공통분모이다. 옛날 그노시스파(1~4세기에 널리 퍼진 이단적이고 신비주의적인 기독교파로, 그리스도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영지靈智를 숭상했다.)는 모나드를 '침묵의 힘' 이라 불렀다. 우주는 이 태초의 침묵에서 빚어져 나왔다. 모든 것은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1을 향해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아무것도 없는 무차원의 중심으로부터 무한히 많은 원주상의 점들로 팽창해가는 원은 무에서 만물이 생겨난 신비로운 창조를 의미한다.
반지름이나 원주 중 어느 하나가 정수나 유리수 단위로 측정이 가능하다면, 다른 것은 끝없는 무리수로 나타난다. 따라서 원은 하나의 몸속에서 유한과 무한을 나타낸다.
원은 우리가 인식하든 않든 간에 항상 우리 주위와 우리 속에 존재하는, 이상적인 완전성과 신성한 상태를 나타내는 우주적인 상징으로 사용되어 왔다.
▶점찍기
원의 중심점을 찍는 것은 모든 기하학 작도의 출발점이다. 어떤 작도 단계에도 계속 진행되는 창조 과정의 은유가 포함돼 있다. 중심점을 찍는 곳에서는 어디서든지 원을 그릴 수 있고, 그럼으로써 우주 자체의 공간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1'이라는 값은 모든 수의 부모이기 때문에 원은 모든 모양의 부모이다.
원자의 원자핵이든, 우리 몸의 심장이든, 집 안의 아궁이이든, 나라의 수도이든, 태양계의 태양이든, 은하 중심의 블랙홀이든 간에, 그 주위를 돌 수 있는 중심이 없이는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다. 중심이 제대로 버티지 못하면,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만다.
점은 전체 중의 전체의 근원이다. 그것은 이해의 경지를 넘어서는 알 수 없는 대상이며, 침묵 속에서 스스로를 향해 접혀 있다. 그러나 점은 마치 씨앗처럼 팽창해나가 원으로 자신을 완성한다.
▶가장자리를 향해 춤을 추며 나아가라
많은 신화에서 우주의 창조 과정은 "빛이 있으라." 라는 성경의 첫 번째 말씀처럼 신성한 중심으로부터 팽창에서 시작된다. 인도 신화에서는 차원이 없는 브라마가 큰 소리로 '아함(aham)'이라고 외치는데, '내가 존재한다.' 는 뜻의 이 단어는 산스크리트어 알파벳에서 맨 처음과 중간 그리고 맨 끝에 오는 세 문자로 만들어졌다.
▶회전하는 바퀴
세계(world)를 바라보라. 어떻게 빙빙 돌고 있는지를(whirled around).
그렇게 빙빙 돌고(whirled)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지.
-존 데이비스 John Davies;1569-1626, 영국의 법학자이자 시인
모든 주기에는 상승 단계와 하강 단계가 있다.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은 내려간다.
모든 과정은 주기적인 특징을 나타낸다. 모든 자연적 주기와 기술적 주기를 포함하고 있는 전체 세계의 모습은, 기하학자가 컴퍼스를 돌리는 것으로 표현되는, 모나드의 원형적 주기 원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미지이다.
▶우주를 위한 완전한 공간
맨홀 뚜껑: 원은 자신과 똑같은 모양의 구멍에 빠지지 않는 유일한 모양이다.
컵과 깡통: 똑같은 양의 물질로 만들 때, 원통 모양의 컵이나 깡통은 정육면체나 직육면체 용기보다 더 많은 물질을 담을 수 있다.
원의 세 요소(중심, 원주, 그리고 그 사이의 공간을 이루고 있는 반지름)는 모나드의 세 가지 원리인 균일한 팽창, 주기, 효율적인 공간에 대응한다. 모나드의 일체성과 함께 이들 원리는 모든 정수 속에 1이라는 수가 숨어 있는 것처럼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고, 세상의 물체와 사건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모든 것은 통일성(unity;그런데 이 영어 단어에는 '단일성'과 '1'이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으므로, 이 책에서 통일성이란 단어가 나올 때에는 이런 의미들도 함께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옮긴이)을 추구한다.


